사이트 내 전체검색

완벽한 장애인시설은 없다, 생각 많은 둘째언니 장혜영 감독 > 명예의전당

본문 바로가기
  • youtube
  • facebook
  • instagram
  • 네이버 포스트

완벽한 장애인시설은 없다, 생각 많은 둘째언니 장혜영 감독

본문


abf9af92e22e986999b9aeb47e5fcb2d_1597824282_068.jpg

(출처 : ‘PRAN-프란유튜브)

 

크고 작은 격리들이 만연한 사회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하며 편견에 갇힌 세상을 향해 신선한 환기를 불러일으킨 장혜영 감독.

 

201912, 한국장애인인권상 인권실천부문에서 수상한 장 감독은 중증 발달장애인 동생과 사는 장애인 가족 중 한 명이다. ‘생각 많은 둘째 언니(현 장혜영)’라는 유튜브 채널과 어른이 되면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흥 많은 막내 동생과의 시설 밖 생존 일기를 전하며 대중에게 장애인 탈시설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우리 모두 본연의 모습으로 살아갈 자유를 원한다. 허나 그 자유마저 박탈당하는 삶을 사는 곳이 바로 장애인 거주시설이다. 우리 안에 차곡차곡 쌓아온 격리와 배제, 비인간적인 처사를 납득해온 오랜 경험 때문인지 사회에 의문조차 내밀지 못했던 게 현실이었다.

 

우리는 왜 약자를, 약한 것을 자꾸 밀어내는 사회를 이대로 두고 있는가?”

 

마음속에 뿌리 잡은 의문을 제기하며 장 감독이 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abf9af92e22e986999b9aeb47e5fcb2d_1597824619_1879.bmp

(출처 :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유튜브)


장애인에게 좋은 시설이라는 것은 없다.”

 

몇 해 전 동생이 거주하던 시설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그리고 조용한, 얌전한, 가만히 있는 장애인만을 원하는 시설에서 통제하기 힘든 장애인은 골칫거리가 되었다. 바로 장 감독의 동생처럼 개성을 가지기를 원하고 규칙 밖의 행동을 원하는 사람 말이다.

 

장 감독은 동생이 시설에 거주할 때 종종 동생을 집으로 데려오면 몸에는 늘 새로 생긴 상처들이 있었고, 모든 소지품에는 검정 매직으로 이름이 적혀 있지만 낯선 이름이 적힌 속옷을 입고 오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장 감독은 어쩌면 시설이 어떤 장애인에 대한 돌봄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환상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동생과 함께 사회에 나와서 살아가야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함께 살면서도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혼자 힘으로 해결하는 것이 동생의 자립이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장 감독은 삶을 돌아보며 늘 누군가에게 그때그때 가장 필요한 도움을 받고 의존하며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립이란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적절히 의존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끝없이 찾아나가는 여정이라 생각하며 장 감독은 동생의 여정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abf9af92e22e986999b9aeb47e5fcb2d_1597824788_5814.jpg

 (출처 : 시네마달)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얼마나 나와 다른 사회적 처우를 받았는가?”

 

동생이 시설에 살았을 때 입버릇처럼 말했던 것이 어른이 되면 할 수 있어였다. 이미 동생은 법적 신체적으로는 한참 어른이 되어있었지만, 무엇인가 안 된다고 할 때 어른이 되면 하라는 이야기를 계속해 왔다고 한다.

 

동생과 함께한 영화제작은 나와 비슷한 조건으로 태어난 한 인간이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얼마나 나와 다른 사회적 처우를 받았는가라는 것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했다.”

 

장 감독은 자신이 그동안 품었던 생각과 말의 오류에서 벗어나 다큐멘터리 어른이 되면을 통해 밖으로 나와서 동생이 어른임을 자각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존할 수 있는 우리 모두 함께 잘 살아가는 세상을 보여주고자 했다.

 

중증 발달장애인 동생과 함께 사는 장 감독에게는 사회적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당장 생존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렇기에 장 감독은 더욱 절실하게 장애인 인권을 위해 열심을 낼 수밖에 없었다.

 

두 자매가 꾸는 세상은 대단하거나 거창하지 않다. 그저 사람들 사이에서 자기다움을 잃지 않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세상이다.

 

abf9af92e22e986999b9aeb47e5fcb2d_1597824864_0573.jpg

 (출처 : KBS 뉴스)

 

장애를 불행의 문제가 아닌 불평등의 문제로 볼 수 있길

 

장 감독은 한국장애인인권상 수상 이후에도 자신이 꿈꾸는 세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꾸준히 정진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장 감독이 아닌 장 의원으로 불리는 게 익숙하다. 이번 21대 국회의원이 된 장 의원은 다큐멘터리 촬영했던 순간이 시민으로서의 정치였지만 한계를 느꼈다. 대의하는 정치, 더 많은 힘을 가지고 실제로 결정할 수 있는 정치를 하고 싶다라고 세상에 전했다.

 

또한 장 감독은 장애에 관한 정책을 바꾸기 위해서는 장애를 불행의 문제가 아닌 불평등의 문제로 보도록 관점을 바꿔야 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사회의 뿌리 잡은 모든 격리 구조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바꿀 수 없다. 한 사람 한 사람 이건 잘못됐어, 바꿔야 해라는 신념으로 변화되는 것이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장 감독이 그토록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오랫동안 지속돼왔던 차별의 고리를 끊고, 사람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는 것이 아닐까?

 

장애인 처한 문제에 사람들이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변화에 동참해 주길 소망하는 장 감독, 앞으로 그의 행보가 장애인 인권증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주길 바란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명예의전당 목록

나는 장애인 인권 변호사 최초록입니다.

장래희망? 초록이가 원하는 거! 최초록 변호사는 유년 시절부터 부모님께 항상 ‘하고 싶은 걸 하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중·고등학교 때는 새 학기마다 자신과 부모님 각자 원하는 장래희망을 적어내도록 하는데, 그럴 때도 부모님은 ‘초록이가 원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우유부단한 성격에 하고 싶은 것을 정하지 못한 채 학창시절을 …

나는 장애인 인권 변호사 이주언입니다.

사단법인 두루는2014년 설립된 공익변호사단체로 장애,아동·청소년 인권,국제 인권,사회적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소송과 입법운동을 통해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특히1층이 있는 삶 프로젝트(장애인 시설접근권),영화권 소송(시·청각장애인 문화향유권),발달장애인 투표보조 임시청구소송(발…

장애인의 문제가 나의 문제가 되었을 때, 최용기 회장

'내 나이 서른, 사고로 차별과 인권 없는 세상을 마주하다'그는 30년을 비장애인으로 살았지만, 1995년 운전 중 커브 길에서 미끄러지는 교통사고로 인해 경추신경이 크게 손상되어 전신마비 중증장애인이 되었다. 하루아침에 중증장애인이 된 후 그간 자신이 비장애인으로 살 때 느끼지 못했던 이동, 교육, 노동 등에서 차별이 존재함을 깨달았다.…

'장애인 학생을 위한 인권운동, 끝까지 간다', 김형수 사무총장

'학교와 교사는 학생을 고르지 않는다'“장애로 인해 불편하지 않나요?,어떻게 긍정적으로 바뀌셨나요?”때때로 그에게‘장애’에 대한 생각이 언제 바뀌었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그러나 그는‘장애’에 대한 생각을 바꾼 적이 없다.장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운 스승들 덕분이다.초등학교1학년 담임선생님이었던 김인선 선생님은“학교와 교사는 …

모두가 행복한 길일까? 끊임없이 질문하는 박옥순 사무총장

제 23회를 맞이하고 있는 한국장애인인권상! 지난 8월 17일부터 접수가 시작되었다. 인권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보고자 지난해 인권실천 부문 수상자인 박옥순 사무총장(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노동운동이 사치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장애인의 삶이 팍팍해 보였어요. 노동잡지사에서 일을 하다가 우연히 장애인 신문사에…

장애인이 살기 편하면 모두가 살기 편합니다, 협동조합 ‘무의’ 홍윤희 이…

(출처 : 이데일리)“극적으로 살아난 딸 덕분에 세상을 바꿀 힘이 생겼어요.” 소중한 딸을 위해 변화에 도전한 어머니가 협동조합 ‘무의’를 대표해 무대에 섰다. 2018 한국장애인인권상 인권실천부문 수상자, 홍윤희 이사장이다. 2006년, 갓 태어난 딸이 신경모세포종이라는 척추 종양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수술을 받아…

완벽한 장애인시설은 없다, 생각 많은 둘째언니 장혜영 감독

(출처 : ‘PRAN-프란’ 유튜브)“크고 작은 격리들이 만연한 사회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하며 편견에 갇힌 세상을 향해 신선한 환기를 불러일으킨 장혜영 감독.2019년 12월, 한국장애인인권상 인권실천부문에서 수상한 장 감독은 중증 발달장애인 동생과 사는 장애인 가족 중 한 명이다. ‘생각 많은 둘째 언니(현 …

푸른 눈을 지닌 장애인들의 대부, 천노엘 신부

발달장애인 친구들이 동네 목욕탕, 주변 시장, 근처 마트에서 보인다면, 이상한가요?“장애인 거주시설은 지역사회에 가까울수록, 작을수록 더 아름답다!” 선진국의 인권친화적 장애인 정책 등을 체험하며 갖게 된 이같은 생각으로, 우리나라에 첫 그룹홈 프로그램을 도입한 천노엘 신부 그룹홈을 시초로 지적, 자폐성 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한 …

단체명 :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   주소 : (07236)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의사당대로 22(여의도동) 이룸센터 4층
전화 : 02-783-0067   |   팩스 : 02-783-0069   |   이메일 : mail@kodaf.kr
Copyrightⓒ 2017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All Rights Reserved. Supported by 푸른아이티.